Desilo 인턴 돌아보기 - 01

Desilo 인턴 돌아보기 - 01

01. About My First Internship

얻은 것도 많고, 느낀 점도 많았던 나의 첫 번째 인턴 생활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첫 번째 글에서는 인턴 생활에 대한 정보들과 느낀 점들을 정리하고, 이후 글들에서는 회사에서 진행한 개인 프로젝트들에 대하여 남겨 놓으려고 한다.

인턴 생활의 시작

윤성로 지도교수님의 추천으로 Desilo(디사일로) 라는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다. 13학점만을 남겨 놓은 채로, 학기와 인턴을 병행하였다. 종강 때 까지는 점심 시간 이후에 참여하였고, 종강 이후에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쭉 회사에 있었다. 계약은 월~금, 하루 5시간씩이었다. 회사는 네이버의 D2SF Startup Factory에 입주해 있었는데, 강남역 바로 앞 건물에 위치해 있어서(9월에 이사를 간다고 한다) 집에서 매우 가까워 좋았다.

회사 첫 날, 회사 앞에서

인턴 생활

현업에서 내가 잘 아는 개발 분야가 백엔드여서, 백엔드 개발자로 인턴에 들어가 처음에는 API 및 테스트 코드 작성을 도왔다. 허나 대표님과 리드 개발자님 모두 나의 최종 목표가 백엔드 개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의 Task 선정에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해주셨다. 그 덕분에 이번 인턴을 통해 생각보다 다양한 방면에서 성장하고 배울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인턴 기간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 주신 너무 고마운 분들이다.

회사 생활적인 측면에서는 정말 놀란 점이 많다.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였으며, 리드 개발자님을 포함하여 모두가 서로를 존중한다는 느낌을 처음부터 끝까지 강하게 받았다. 개발자 분들이 내가 질문을 들고 갈 때도 너무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주셨고, 내 코드에 대해서 부담 없이 물어보시는 것도 첫 인턴인 나의 입장에서 꽤나 놀라웠다. 리드 개발자님께서 인턴인 나에게도 별 거 아닌 일로 하루에 몇 번씩 “죄송합니다”라고 하시는 것도 굉장히 놀라웠고, 멋있어 보였다. 회식 술자리에서 “코딩 잘하면 형님”이라는 말도 하셨듯이, 다른 거 필요 없이 오로지 ‘실력’만을 생각하고 인정해 주는 모습과 함께 말이다.

회사에는 굉장히 독특한 문화들도 많았다. 우선은 점심 때 샐러드를 주문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샐파/비샐파)으로 나뉘었다. 두 그룹을 왔다갔다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메뉴 선정과 그루핑(grouping)은 하루의 재미 요소 중 하나였다. 또한 회사가 16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근무 시간 중에 한 번정도씩 1층에서 계단으로 올라오는 문화가 있었다(물론 본인이 선택할 수 있었다). 회사 분들이 모두 건강을 매우 중요시 생각하고 잘 챙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정말 생각치 못하게 인턴 중에 친구를, 그것도 외국인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Daniiar 라는 친구였는데, 나와 같이 인턴으로 6월 말 즈음에 입사하였다. 다니아르도 나와 같이 비교적 소수였던 비샐러드 파여서 종종 둘이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럴 때마다 재밌는 대화들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이 때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이 영어 실력이 급상승하는 지름길임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복학하면 스누버디에 지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운동이 탁구라는 점에서도 나와 똑같았어서, 회사에서 탁구도 몇 번 쳤다. (근데 1:1 두 번 졌다 ㅠㅠ 잘하더라..) 다니아르와는 나중에 미국에서 꼭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D2SF에서 새로 입주한 회사에서 과 선배도 만날 수 있었다. 17학번 김지수 선배였는데, 처음 입학했을 때 새내기 단톡방을 관리하셨어서 이름이 낯에 익었고, 연락을 드려서 인사하고 밥도 한 번 사주셧다. 개인적으로 내가 전기과 중에서 외부적으로 활발하게 관심을 가지고 움직인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선배님이 나보다 몇 배는 열심히 활동하신 것 같아서 놀라웠고 자극이 되었다.

4달 동안 편안하고 재밌는 곳에서 일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하루하루 회사를 가는 ‘재미’가 있었다는 것이 스스로도 놀라웠다. 역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한 분이 VR기기를 들고 오셔서 다 같이 체험해 보고 있다 ㅋㅋ

결론

주변 사람들에게 스타트업 인턴의 단점을 정말 많이 들었던지라, 비교하였을 때 너무나 만족스럽고, 행복했었던 것 같다. 이보다 더 좋은 회사 인턴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다른 회사 인턴을 더 할 것 같지는 않다ㅎㅎ

글의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말밖에 하지 않았는데, 이미지 관리나 다른 이유 전혀 없이 정말 불편한 점이 단 하나도 없었다. 굳이 꼽자면 MVP 작업을 막 시작하려는 단계에 내가 입사하여, 모두가 정신이 좀 없었던 점? 근데 소규모 스타트업에게 이 ‘정신 없음’은 너무나 당연한 특성이며,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인턴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갖추어진 대기업 인턴과 비교하였을 때 가장 큰 차이인데, 이것이 나에게는 오히려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더욱 흥미로운 Task들을 맡을 수 있었으며 나의 코드와 연구들이 직접적으로 회사에 사용되고, 도움이 되는 것을 보니 너무나 뿌듯했기 때문이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는 사항이긴 하다: 나처럼 Task가 모호하여 직접 Task을 정의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친구들 중에서도 명확한 Task들을 선호하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대표님께서 퇴사 전 날에 회사에서 고치면 좋을 점을 꼭 하나 찝어달라고 하셨을 때, 끝까지 대답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에 처음 들어왔을 때 배워갈/얻어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한 점은 인맥, 조금의 실력 상승, 스타트업의 분위기 정도였다. 이 세 개는 당연히 챙겨갈 수 있었고, 이외에도 생각보다 많은 실력 상승, 사회 생활, 영어 실력(아마?), 그리고 자신감과 뿌듯함을 얻어갈 수 있었다. 예상한 것보다 나의 코드들과 연구들이 회사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었고,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리드 개발자님께서 어딜 가서 무얼 하든 잘 할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앞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큰 힘이 될 것 같다.

퇴사 전날 대표님과 함께 티타임을 가졌었는데,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을 대표님께 드렸다: “회사에 계신 훌륭한 사람들을 어떻게 본인의 편으로 만들었나요?” 대표님께서는 ‘따로 계획하거나 작정하고 사람들을 모은 것은 아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진정성 있는 관계를 유지했더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남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대표님께서 예상하시지 못한 질문이었던 것 같았지만, 대표님의 답변이 생각보다 너무 중요하고 와닿는 말이라고 느꼈다.

이렇게 ‘스타트업’과 ‘인턴’의 좋은 면들만 잘 누린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스타트업 인턴을 추천을 해 주신 윤성로 교수님, 인턴의 기회를 주신 이승명 대표님, 항상 신경 써주신 정승우 리드개발자님, 그리고 나머지 모든 회사 사람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퇴사 날 전해드린 편지들

퇴사 날 받은 케이크

퇴사 날 받은 선물과 편지들

Author

Yeonsang Shin

Posted on

2021-08-03

Updated on

202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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