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GRIT
왜 누군가는 중간에 포기하고 어떤 사람은 끝까지 노력해 성공하는가?
성공의 정의는 ‘끝까지 해내는 것’이다!
기록한 구절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왜 그렇게 끈덕지게 자신의 일에 매달렸을까? 그들 대부분이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해 보일 만큼 큰 야망을 품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자신이 늘 부족해 보였다. 그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과는 정반대였다. 그럼에도 불만을 가지는 자신에게 정말로 만족을 느꼈다. 그들 각자가 비할 바 없이 흥미롭고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고, 목표의 달성만큼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만족을 느꼈다.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일 중에서 일부는 지루하고 좌절감을 안기고 심지어 고통스럽다고 해도 그들은 추호도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열정은 오래 지속됐다.
요컨대 분야에 상관없이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은 굳건한 결의를 보였고 이는 두 가지 특성으로 나타났다. 첫째, 그들은 대단히 회복력이 강하고 근면했다. 둘째,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결단력이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갈 방향도 알고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점은 열정과 결합된 끈기였다. 한마디로 그들에게는 그릿(grit)이 있었다.
책의 제목인 그릿(grit)에 대한 설명과,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를 깔끔하게 설명한 구절이다. 이 부분을 읽고 개인적으로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억지로 끼워맞추지 않더라도 문단의 설명들이 나와 너무나 일치했기 때문이다. 허나 이를 누군가에게 설명해 본 적도, 직접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책을 읽어 이 그릿이라는 것의 실체를 깨우치고, 깨닫고 지혜롭게 사용하고 싶어졌다. 이대로만 열심히 그릿을 가지고 살면 나도 성공할 수 있는 건가? 하는 다소 뻔뻔한 생각을 해보기도 하였다.
책의 1부에서는 그릿이 무엇인지, 2부에서는 내 안의 그릿을 기르는 법, 3부에서는 아이들의 그릿을 키우는 법을 다루었다. 나름의 그릿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본인에게 1부는 스스로의 그릿을 깨닫고 정리한다는 목적성을 지니고 읽었다. 2부는 그릿을 지혜롭게 가꾸고 성장시키는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고 읽었다. 3부는 아직 먼 얘기로 느껴져, 마음이 가지 않아 솔직히 열심히 읽지 않았다.
내가 볼 때 재능에만 집착하는 자세가 해로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간단하다. 재능만 집중 조명함으로써 나머지 모두를 가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릿을 비롯한 다른 요인들이 실제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보낼 수도 있다.
소주제가 “우리가 재능 신화를 버려야 하는 이유” 이다. 많은 사람들은 재능에 열광한다. 티비 프로그램 중에서도 영재와 관련된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함께 해 왔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소위 ‘영재반’으로 불리는 다양한 집단과의 접점이 많았는데, 나에게 참 많은 시련을 남겼다. 많은 영재반에서 떨어지고 난 후, 으뜸가는 영재반에 다니는 친구들을 ‘우러러’ 보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나는 재능이 많지 않음을 믿게 되었다. 어쩌면 나의 이러한 배경이 지금의 끈기 있고 열정적인 나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현재 나는 당시 내가 우러러보던 많은 친구들과 동등한 위치에 놓였거나 넘어섰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나와 타인을 비교할 순 없다고 생각하고 각자가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다르기에 더욱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문맥상 글로 표현하기 위한 문장이다. 굳이 따지자면 ‘더 잘 적응해서 행복하게 학창시절을 보냈다’ 정도로 해석해달라.)
만약 다른 친구들의 재능이 너무 조명받아 일찌감치 포기했다면? 혹은, 만약 내가 재능 있다고 조명받아 우쭐해진 나머지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만나볼 수 없었을 것이다. 작가의 조금 더 전문적인 해석은 아래와 같았다.
“아무도 예술가의 작품 속에서 그것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지 못한다.” 니체는 말했다. “그 편이 나은 점도 있다. 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게 되는 경우에는 언제나 반응이 다소 시들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마크 스피츠가 남들은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도 갖지 못한 수영에 대한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고 믿고 싶어 한다. (생략) 우리는 ‘완성된 탁월한 기량’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일상성보다는 신비함을 좋아한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가? 마크 스피츠가 우수한 기량을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고 우리 스스로를 기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 니체가 말했다. “왜냐하면 천재를 마법적인 존재로 생각한다면 우리 자신과 비교하고 우리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신적인 존재’로 부르면 ‘우리는 그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왜 ‘마흔에 읽는 니체’가 현재 베스트셀러인지 간접적으로 느꼈다. 책의 많은 곳곳에 니체가 등장하는데, 구구절절 맞는 말들이었다. 나도 곧 읽어봐야지.
사실 하위 목표를 포기하는 행동은 용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때로는 꼭 필요하다. 원래 설정했던 하위 목표는 이를 대체할 수 있고 실현 가능성이 더 높은 목표가 나타나면 포기해야만 한다. 경로 변경이 필요한 또 하나의 경우는 다른 하위 목표, 즉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더 효율적이거나 재미있다는 등의 이유로 원래 계획에 더 타당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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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위 수준의 목표일수록 이를 고수하는 것이 옳다. (생략) 반면에 중간 목표는 쉽게 포기하지 않으며, 솔직히 나의 궁극적 목적, 피트 캐럴의 용어로는 내 인생철학을 바꾸는 일은 어떤 이유로든 포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목표가 상위 수준의 것일수록 그들은 더욱 고집스럽게 끝을 보려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릿의 전형들은 나침반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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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의 연구를 종합했을 때 성숙한 그릿의 전형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네 가지 심리적 자산이 드러났다. (생략) 첫째는 관심이다. 열정은 당신이 하는 일을 진정으로 즐기는 데서 시작된다. (생략) 둘째는 연습이다. 이는 어제보다 잘하려고 매일 단련하는 종류의 끈기를 말한다. 그러니까 특정 영역에 관심을 느끼고 발전시킨 다음에는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하고 난관을 극복하며 기술을 연습하고 숙달시켜야 한다. (생략) 셋째는 목적이다.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열정을 무르익게 한다. 목적이 없는 관심을 평생 유지하기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생략) 마지막 넷째는 희망이다. 희망은 위기에 대처하게 해주는 끈기를 말한다.
작가가 성숙한 그릿의 전형들의 공통적인 네 가지 심리적인 자산을 정리해 주었다. 위에서 말했듯 어느 정도의 그릿을 갖췄다고 생각한 나는 내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관점에서 책을 읽어 나갔는데, 개인적으로는 ‘목적’이 가장 나와 접점이 적다고 느꼈다. 내가 열심히 사는 목적이 무엇인가? 이 부분이 부족해서 군대에서 많이 헤매기도 하였다. 지금까지는 선택지가 단순했다. 좋은 고등학교 … 좋은 대학교 … 허나 성인 이후로는 선택의 폭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었다. 특히 공대생인 본인에게는 열심히 살수록 그에 맞추어 달콤한 선택지들이 엄청나게 생겨나 유혹을 하였고, 뚜렷한 목표의식이 없었던 나는 그 안에서 많이 헤맸다.
최근에 우연히 신기한 경험을 하였다. 태한이가 나에게 ‘퀀트(quant)’라는 직업을 추천해 주었다. 머신러닝이 경제 시장에도 스며들어, 골드만삭스와 같은 회사에서 경제 경영 지식과 전혀 관련없이 오로지 똑똑한 사람들만을 뽑는다고 한다. 취업에 IMO 실적이 반영된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수많은 똑똑한 사람들 사이에서 찢기는 성장을 하며, 그 대가로 고액의 연봉(학사를 갓 졸업한 지인이 연봉 5~6억을 받았다고 한다)을 받으니 어떠냐는 제안이다. 굉장히 흥미로웠다. 당시 나에게 중요했던 두 가치가 ‘성장’과 ‘돈’이었기 때문에, 둘을 동시에 충족하는 훌륭한 선택지다.
허나 곰곰이 생각할수록 마음이 가지 않았다.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지금까지는 머리가 가리키는 선택지와 마음이 가리키는 선택지가 일치하였다. 이번은 아니었다. 머리에서는 훌륭한 선택지로 인식되었으나, 마음이 가지 않았다. 왜였을까? 자소서나 면접 때 입버릇처럼 “세상을 바꾸는 공학도가 되고 싶다”고 한 말이 정말 마음 한 켠에 진심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나에게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인생철학이자, 상위 수준의 목표는 이것이었다. 아무리 달콤한 제안이어도 타협이 되지 않고 포기할 수 없는.
이 바뀌지 않는 나침반이 앞으로 나의 선택을 도와주길 바란다.
첫째, 아동기에는 너무 어리기 때문에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지 못한다. (생략) 둘째, 관심사는 자기 성찰을 통해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이 계기가 되어 흥미가 생긴다. 관심사의 발견 과정은 혼란과 우연성이 존재하는 비능률적인 과정일 수 있다. 당신의 관심을 사로잡을 일과 그러지 못할 일을 확실히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의지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게 만들 수도 없다. (생략) 셋째, 관심사를 발견한 뒤 오랜 시간 주도적으로 관심을 발전시켜야 한다. (생략) 마지막으로 관심은 부모, 교사, 코치, 또래 등 여러 지지자들의 격려가 있을 때 점점 깊어진다.
‘관심사는 어떻게 발견하나요?’ 에 대한 작가의 대답을 가져왔다. 본인들의 경험을 대입해 보면,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는 은근히 두 번째를 극복하려고 억지를 부렸던 거 같다. 예를 들어 독서하는 사람이 멋있어 보여서, 막연히 독서를 좋아한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독서를 시작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독서하는 컨셉에 불과할 뿐이었고, 결국 오래 가지 못했다. 최근의 나는 독서의 흥미와 중요성을 진실된 마음으로 깨닫고, 이제는 하나의 취미이자 습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의식적인 연습에서 최대의 결과를 얻어내고, 힘들게 연습한 사람만이 누릴 자격이 있는 몰입 상태를 더 경험할 수 있는가?
첫째, 과학적 원리를 이해한다.
- 명료하게 진술된 도전적 목표
- 완벽한 집중과 노력
-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
- 반성과 개선을 통한 반복
…
따라서 의식적인 연습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두 번째 비결로 연습을 습관화하라는 제안을 하려고 한다. 우선 가장 편안하게 의식적인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파악한다. 그런 다음에는 매일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연습해야 한다. 어려운 일을 할 때는 일과로 만드는 것이 뜻밖의 비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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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비결은 바로 연습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라는 것이다. (생략) 두 학자들에 의하면 아이들은 유치원에 입학할 무렵부터 자신의 실수에 어른들이 특정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시작한다.
…
의식적인 연습을 황홀한 몰입처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아직 잘 모른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힘들었어요! 그래도 좋았어요!” 라고 말할 만큼 노력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의식적인 연습과 몰입의 두 개념에 대한 정리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사람들과 차별적인 의식적인 연습을 꾸준히 하였다. 똑같은 시간을 쓸 때도, 그들은 더욱 효율적이고 능동적이게, 자기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어 연습하였다. 이와 함께 언급되는 몰입은 고난도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지만 ‘생각할 필요도 없이 수월하게 그냥 실행되는 듯한’ 느낌이다. 책의 설명도 복잡하듯 뭔가 쉽게 풀어 말하기엔 어려운데, 각자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의식적인 연습을 하되, 몰입에 너무 집착하지는 않으면서 즐기자.
그릿의 전형들과 대화하는 동안 그들은 모두 자신이 추구하는 일에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단순한 의도보다 훨씬 깊이 있는 무언가를 의미했다. 그릿의 전형들은 단순히 목표 지향적이라기보다 그 목표가 특별한 성격을 띠고 있다.
내가 “좀 더 애기해주시겠어요? 그게 무슨 뜻이죠?”라고 캐물으면 그들은 자신의 느낌을 정확히 표현할 말을 찾느라 더듬거리면서 진심 어린 답변을 들려주고는 했다. 그런데 그 답변에는 언제나 타인이 언급됐다. (생략) 목적 개념의 핵심은 우리가 하는 일이 자신 외의 사람들에게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최근에 깨달은 인생철학과 관련이 있는 파트다. 공학도로서 통 크게 ‘인류 수준의 목적’을 가져보자.
내가 제시한 증거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능력에 대한 고정형 사고방식은 역경의 순간 비관적 해석을 낳고, 이는 아예 도전 상황을 회피하거나 포기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와 반대로 성장형 사고방식은 역경에 대한 낙관적 해석을 낳고, 이는 다시 끈기 있게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는 행동으로 이어져 결국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우리는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진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에서 언급한 ‘나약한 우등생(fragile perfect: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경험을 거의 하지 못해, 성공하는 법만 알고 실패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지 말자.
태한이가 기업 최종 면접에서 “실패한 경험”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을 때 대답하지 못해 면접을 망쳤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해준 적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실패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의 이 글의 마지막을 참고해라.)
후기
까놓고 말하자면, 나는 자기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허나 이 책은 표지를 보고 ‘어쩌면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용어를 얻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집어들었다. 실제로 엄청난 지식이나 팁을 배웠다기보단 나의 모습들에 대한 분석적인 결과와, 내가 가는 길의 방향과 방법에 대한 확신, 그리고 용기를 얻었다.
400쪽 가까이 ‘그릿’이라는 한 주제와 함께할 수 있었다. 책의 구절을 인용하며 마무리하겠다.
그릿이란 한 번에 한 걸음씩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흥미롭고 목적이 뚜렷한 목표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매일, 몇 주씩, 몇 해씩 도전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는 것이다.